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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대에 인생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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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8:56 조회 82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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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길이 약 9cm. 그 중 필터의 길이 약 3cm.




찌질이 같이 필터 끝까지 쭉쭉 빨아도 담배는 고작 6cm.


그 6cm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 6cm가 쌓이고 쌓이면


점점 생명을 갉아 먹는단다. 아무렴... 애연가들에게 있어 그것이 문제가 되겠는가.


사람들은 담배를 왜 피냐고 묻는다. 특히 여자들은


"그게 멋있냐?" 멋... 내가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담배 멋으로 피냐는 말이다. 멋 따위가 아닌.. 말로 다 하지 못할 담배의 매력이라는게 있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인사치례 형식으로 다같이 한 대... 버스 기다리며 한 대...


누군가를 기다리며 한 대...
그 누군가가 떠나간 아버지가 되기도 하고,풋풋하던 옛사랑이기도 하며, 쉬이 찾아오지 않는 내 인연이 되어 좋다.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으로 타지 않는 담배는 밤에 보면 어찌 그리 영롱한 색깔로 타는지... 밤에 타는 담배 색깔은 정말 예쁘다.


중요한 것도 없고 기다릴 것도 없다는 것처럼 그저 조용히 타들어 가는 담배.


속상한 일이 있고 너무 화가나는 일이 있어 그 새끼를 정말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조용히 나가서 담배 한대 피는 약 4분정도의 시간동안
그 마음은 어느정도 누그러든다. 최소한 살인은 면하지 않겠는가..


누가 담배를 왜 피냐고 물으면 항상 그런다.


담배는 99가지는 해롭지만 단 한가지 사람한테 좋은 것이 있다고.


시간. 적어도 그 담배 한대를 피는 시간 만큼은 냉정을 되찾고 이성을 되찾을 수 있고


결코 짧지 않은 4분이란 시간 동안 중대한 결정을 내릴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혼자 있을 때 이 담배만 있으면 외롭지는 않다.


이 9cm짜리가 어쩔 땐 사람보다 더 친구같고 편안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청춘의 끝자락에서 쉬이 잠드지 못하고 담배나 태우는 것은 아쉬움 때문ㅡ
아니 불안함 때문이겠지.


여느 때와 같이 맘놓고 밤 하늘을 빤히 쳐다볼 수 있다는 것은 내 청춘이 아직 지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며, 
이내 지나갈 젊음을 뜻하기도 하겠지.


나도 이놈의 인생이랄게 별게 없다 하면서도..
오늘밤에도 줄담배만 피우다가 잠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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